어쨌든 걔 얘기다


1. 
한동안 못 만나던 상대방을 다시 만났는데 그 사람의 섹스 스타일이 바뀌어있을 때의 당혹감을 표현하는 단어가 필요하다. 왜냐하면 오 하나님, 제가 바로 그걸 느끼고 있거든요. 그리고 그 느낌에 대해 좀 더 빨리/많이/쉽게 떠벌대고 싶거든요.

오랜만...이면 얼마만이지 거의 두 달만인가? 연락은 한 한 달만에 온 것 같은데 만난 건 정말 오랜만이네. 여튼 만났다. 근데 얘 섹스 스타일이 좀 바뀌어 있었다. 삐리리에 삐리리를 해달라고.... 그리고 내 삐리리에다가 삐리리를 시도.... 삐리리에 대해 서술하면 또 이글루스 운영인이 와서 글 내리라고 삐리리할테니 자체 검열...ㅠ.ㅠ 여튼 도중에 '아 이런 건 대체 어디서 배워온 거야!'라고 말할 뻔 했어. 그래, 너도 그동안 다른 누군가랑 했겠지...



2.
걔가 '우리 변태적인 걸 해볼까?'라고 말했을 때 '어떤 거? 오빠는 뭐 생각해놓은 거 있어? 말해 봐'라고 답했다. 그러자 그는 '지금은 생각나는 게 없네'라고 말하며 내 의견을 물었다. 난 사실 둘이서는 뭘 하든 별로 변태같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음. 셋 정도 되면 왠지 좀 변태같은 느낌인데 그것도 막상 한 번 해보고나면 에이 그게 뭐가 변태야 이럴 것 같음... 변태란 무엇인가. 모든 것은 취향 아니면 범죄로 나뉘어지는 기분이라 잘 모르겠다 정말. 

2-1.
근데 걔의 '생각나는 게 없네'라는 말 뻥이었을 거야. 그냥 거부를 거부하는 은유같음... 결국 걔가 나중에 '뭐뭐 해볼까?'하고 말했는데 그냥 그거 말하려고 뜸들인 것 같음. 내가 좀 더 적극적으로 호응했으면(e.g. 응!!!! 변태짓 너므너므 죠아!!!-라고 소리를 지르거나...) 분명히 바로 뭐뭐하자고 했을 것 같음.



3.
다시 한 번 느낀 거지만 일단 난 걔의 외모가 참 맘에 든다.... 내가 이렇게 생긴 인간들을 너무너무 좋아함. ★직모★에 날카로운 턱 그리고 날카로운 이목구비 엉엉엉엉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리고 또 걔가 짓는 표정이 겁나 마음에 들었다. 나는 종종 (ㅇㅢㅇ)? 이런 표정을 짓는데 아 이모티콘으로는 잘 표현이 안 되네. 눈알을 위쪽 사이드로 땡그랗게 돌리면서 입근육 한쪽만 올리면서 뜨잉?오잉?(with sarcasm)하는 느낌의 표정임. 뭔 말하다가 상대가 이상한 소리를 하면 이 표정을 짓고, 길 가다가 희한한 거 봐도 이 표정 짓고, 여튼 이 표정 매우 잘 짓는데 걔가 내 손가락 핥다가 그 표정 지었어... 맛이 이상했나봐... 미안한데 너무 귀여웠음. 그러고보니 전에도 혼자 담배피다가 담배 연기 막 쌓이니까 그 표정 지으면서 막 연기를 휙휙 휙휙 고양이처럼 흩어냈음.



4.
"다음에 또 보자"고 걔가 두 번이나 말했는데 "응 오빠>_< 다음에 꼭 봐>_<"라고 답하지 않았다. 드디어 푼수 탈출한 건가... 그래 야 두 달은 길었어... 두 달이면 선보고 결혼했다가 갈라서는 것도 가능한 기간이야.... 여튼 다음에 대한 기대를 별로 안 함. 걘 무조건 예쁘게 말하는 애다. 항상 헤어질 때마다 PC한 칭찬(넌 흰색이 참 어울리는 것 같아, 네 머리스타일 정말 예쁜 것 같아, 카라있는 옷이 되게 잘 어울린다 등)을 참한 말투로 하는 인간인데 딱 찝어서 말하기는 어렵지만 그게 '정말로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~ 세상은 아름다워요~ 모두가 장점을 갖고 있답니다~' 느낌이라기보다는 '나는 이 말을 표현함으로써 효율을 극대화할 것이다'라는 느낌임. 걔 얼굴 보자마자 '저건 경영학과의 얼굴이다! 저건 경영학과의 얼굴이야! 분명 학교 다닐 때에 검은 폴로티 깃 한 번쯤 세워봤을 거야!'라는 생각을 했는데 음... 그 선입견 때문일 수도 있음. 여튼 예쁘고 참하고 조곤조곤하게 말하지만 맥락에 대입해서 보면 그냥 한 50퍼센트의 진실- 다시 말해 딱 선을 지키려는 그런 느낌이랄까. 그래도 좋아~ 넌 직모고! 또 비록 삐리리를 삐리리하고자 했지만 뿌루루는 뿌루루하고! 그래 야 다음에 또 불러~ 



5.
선물 사준다고 도망 좀 가지 마! 그거 다 리베이트야! REBATE: YOU ALWAYS PAY MORE. 따져보면 네가 더 돈 많이 쓴다고!

5-1.
라고 간단하게 말하고 싶긴하지만 사실 '선물'을 준다는 것 자체가 상대방에 대한 꽤 큰 관심 없이는 절대 불가능한 영역이긴 함. [무언가를 받았다] -> [다른 류의 선물로 갚는다] 나는 이 알고리즘을 거의 대부분의 관계에 자동적용하지만 막상 친한 사람들이랑은 시행에 있어 좀 [유예]를 두는 편임. '다음번에 만날 기회'가 [반드시] 존재하니까 굳이 후딱 해치우지 않아도 된다는 것. 얘는  그러한 가능성이 싫었던 걸수도 있겠다. 언제든 떠날 수 있는 관계에서 복속되는 관계가 된다는 느낌이... 한 일주일인가 이주일만에 만난 얘에게 내가 갖고 온 선물은 뭐 어찌됐건 내가 그 전에 걔를 만나며 느낀 감사함과 긍정감에 대한 사후적 보은이었으니까. 
 
그리고 여행갔을 때 나 친구들(막 십년지기들) 선물은 사왔어도 남자 선물은 꼴랑 걔 선물만 하나 사왔어.... 딴 사람들 건 사기가 너무너무너무 귀찮았고 아니 사실대로 말하자면 그 멀리서 정신없이 노는 동안엔 딴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것조차 떠올리지 못했다. 뭐든지 그래. 1이 아니면 0이야. 그렇다면 넌 1인 거네. 아님 그냥 내가 불행한 건가?



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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